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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012

헬프1,2(2011)/캐스린 스토킷/문학동네

by 온틀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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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1 | 캐스린 스토킷 - 교보문고

헬프 1 | 닫힌 세상을 향해 문을 두드리는 세 여자!세상과 삶을 변화시키려는 세 여자의 여정을 그린 소설 『헬프』 제1권. 1960년대 초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 남부의 잭슨을 배경으로 각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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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2 | 캐스린 스토킷 - 교보문고

헬프 2 | 닫힌 세상을 향해 문을 두드리는 세 여자!세상과 삶을 변화시키려는 세 여자의 여정을 그린 소설 『헬프』 제2권. 1960년대 초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 남부의 잭슨을 배경으로 각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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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신문에 '헬프'라는 영화가 소개된 적이 있었다.
그 후 엄마는 영화를 보고 오셨다.
나는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 보니 
원작소설이었던 이 책을 발견했고, 당장 읽게 되었다.

1960년대, 유색인에 대한 법률과 사회적 인식이 엄격했던 시절,
미국 미시시피 주 잭슨에서는 백인 가정 한 가구마다 흑인 가정부가 한 명씩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백인 미스 스키터는 <잭슨 저널>에 취직하게 되고, 
칼럼을 쓰는 동시에 책을 쓴다.
그녀는 첫번째 책의 내용으로 잭슨 마을의 가정부들의 실화를 쓰려고 했다.
백인인 그녀를 믿지 못하는 가정부들 때문에 이야기를 듣는데 시련이 많았고,
심지어는 브리지 모임을 같이 하는 미스 힐리에게 
유색인들과관련된 일을 한다는 사실을 들키고 만다.

그렇게 백인 친구들 사이에서 관계가 나빠지면서조차 
책을 쓰는 것을 감행한 미스 스키터는
결국 출판 허가를 받고 책을 출판해 낸다.
묻히고만 말 것 같았던 책은 점점 잘 팔리지만 
미스 힐리를 포함해 가정부를 둔 집의 백인들은
가명을 쓴 스키터의 책이 자신들의 이야기라는 의심을 품게 된다.

그러나 유색인을 가장 싫어하는 미스 힐리가 
자기가 능욕당한 이야기가 써 있는 부분을 읽고는
절대 잭슨 마을 이야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편 미스 스키터는 뉴욕 언론사에서 일하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백인과 흑인 가정부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지는 듯 했다.
아무리 친절한 백인의 집에 가도 그들과 가정부들은 한 가족이 될 수 없었다.
중간에 미스 스키터가 유색인에 관한 법률을 찾아 읽는 장면이 나온다.
거기서 놀란 것은 흑인이 백인에게 접근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백인이 흑인에게 접근하는 것 또한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즉 어느 쪽도 화합을 시도할 수 없는 상태가 바로 60년대의 미시시피 주였다.

이 책은 고향이 미시시피인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모두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했다.
수필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책 마지막에는 잭슨 마을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을 읽은 미스 루 앤이 자신의 가정부에게 감사하게 되고,
미스터 리폴트는 유색인 차별교육을 하는 테일러 선생님을 바꾸라고 한다.
문제의 근본이 해결되지 못한 채 끝나기는 하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이후의 이야기가 더 기대가 된다.
속편이 나왔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흑인과 백인의 차별이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슬럼가는 존재하고 더 많은 차별들이 생겼다.
이를테면 동양인에 대한 차별. 
미국에서는 백인이 흑인을 무시한다면 흑인은 동양인을 무시한다고 한다.
그래서 유학을 가서 인종차별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한국인만 해도 부지기수라고.

며칠 전 사회시간에 주형이가 '다름과 이해'라는 주제로 발표수업을 했다.
그러면서 이 책과 <앵무새 이야기>를 소개했고, 
그 밖의 많은 차별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 발표수업을 듣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의 사회에도 과학의 '엔트로피 법칙'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와의 다름을 느끼고 차별하는 것은 아주 빠르고 쉽게 이루어 진다.
인종차별 뿐 아니라 경제적 차별, 정치적 차별, 왕따 등이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차별을 없애려면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영영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왕따만 해도 그 문제가 잘 풀렸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책은 물론 흑인과 백인의 차별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가정부 아이빌린이 '피부색이 초록색인 외계인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는 것을 보고
이것이 단연 흑백인의 차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이나 외국인 근로자에서부터 
장애인과 저소득층에 대한 편견의 시선까지 모두 해당되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스 스키터 같이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꼭 정치인이 아니라도 이 소설처럼 기자나 작가, 
또는 예술인이나 학생들도 이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차별하는 시선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나를 포함한)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이 책을 읽고
좀 더 진지하게 나와 사회 밑바닥에 깔려 있는 
'다름과 몰이해'에 대해 더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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