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2010)/마이클 샌델/김영사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 교보문고

정의란 무엇인가. 2년 전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베스트 셀러였다.
뭔가 이름이 중후해 쉽게 읽히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읽어야지'하고 읽기를 보류해 둔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집 근처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해 
'어디 한 번 읽어볼까?'하고 꺼내들었다.

정의(Justice)라는 말처럼 정의(Define)기 어려운 개념이 어디있을까 싶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누군가 '정의란 무엇인가?'라고 내게 묻는다면 
쉽게 답하지 못할 것 같다.
국어사전에는 '진리에 맞는 도리'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과연 그 진리, 그 도리는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을 하버드대 교수가 쓴 것인만큼 서양철학에서만 '정의를 다루고 있었다.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칸트, 존 롤스까지 여러가지 철학자들이 주장한 정의와,
그들의 주장에 대한 한계를 갖가지 예를 들어 소개해 주었다.
사실 그 많은 예들이 없었다면 책 전체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인데,
마이클 샌델 교수가 아주 이해가 잘 가는 예만 소개해 주어서 이해를 잘 할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모든 철학자들이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이 각자 달랐다.
인상깊었던 것은 칸트가 생각한 정의인데,
칸트는 '인간을 도구로 생각하지 않고,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정의'라고 주장했다.
칸트의 이 사상은 EBS 수능특강 외국어지문에서도 본 내용이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내 생각엔 칸트의 주장이 정의의 본질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것 같다.
정말 고민되는 윤리적 문제도 칸트가 말한 정의의 잣대만 들이대면 
신기하게도 문제가 풀리니까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방학 논술보충수업에서 
국어선생님께서 해주신 얘기들이 모두 들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공리주의에 관한 내용에서는 
몇달 전 본 영화인 '파이이야기'와 상당히 비슷한 얘기가 나와서 놀랐다.
그 뜻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기반이 바로 정의라는 것이다.
어떤 분야의 문제이든, 정의를 빼놓지 않고 설명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다못해 동생과 내가 방을 함께 쓰는 문제를 놓고도 
정의와 관련된 수많은 얘기들을 할 수 있다.

책 말미에, 마이클 샌델교수는 개인적으로 롤스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교수의 생각일 뿐, 
어느 누구도 '정의가 무엇'인지 하나로 답할수은 없다.
최근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라는 책도 나와서 
이 책을 정면반박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서로가 생각하는 정의가 달라서 사회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가 존재하는 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서로가 생각하는 정의를 더 깊이 고찰하고, 
그 정의들이 하나로 모이는 합일점을 찾는 이가 위인이 되고, 훌륭한 리더가 된다.

나 또한, 이 책 말고도 정의와 도덕에 관한 여러가지 책을 더 읽으며 
내 삶의 정의란 무엇일지를 확립하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정의를 더욱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