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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014

글로벌시대의 문화인류학(2013)/Barbara Miller/시그마프레스

by 온틀 2023.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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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대의 문화인류학 | Barbara Miller - 교보문고

글로벌시대의 문화인류학 | 『글로벌시대의 문화인류학』은 세계 여러 문화에 대한 풍부하고 흥미로운 정보들을 제공하고 비판적인 사고력과 사색적인 학습을 고취키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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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은 무엇일까?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인류학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류학이 화석을 관찰하고, 
세계 역사를 통찰하는 과거 지향적인 학문이라고만 생각했다.
인류학에 해당하는 영단어 'Anthropology'만 영어 지문 상에서 자주 보았을 뿐,
내가 평소에 인류학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3학년 사회문화 시간에 문화인류학에 대해 알게 되면서 
사회학과 인류학이 어떤 면에서 다른지 헷갈렸다.
그래서 인류학을 '모호한 학문'이라고 스스로 정의내려 버렸던 것 같다.

사회문화시간에 세계화의 역기능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흥미가 생겨
세계화의 역기능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그 중 '빅 히스토리'라는 책은 특히 흥미로웠는데, 
이 세계가 어떻게 태어나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과학, 문화, 사회, 지리, 역사 등의 측면에서 광범위하게 설명한 책이었다.
'빅 히스토리'라는 개념이 바로 그런 총체적인 학문 연구를 일컫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융합적이고 총체적인 학문 접근방식에 흥미가 생겼고, 
혹시 기존 학문 중에 그런 학문이 없는지 궁금했다.
사회문화 책을 찾아보고, 인터넷을 뒤져본 결과 
내가 소홀히 생각했던 인류학이 바로 그런 총체적인 학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도 인류학을 명확하게 설명해 놓은 자료를 찾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인류학에 관한 책을 읽기로 했고,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인류학, 그 중에서도 문화인류학은 인류의 삶을 이루는 여러가지 요소를
사회, 역사, 특히 문화의 측면에서 밝힌 아주 광범위한 학문이다.
인류학은 사실 무엇이든 갖다 붙여도 말이 되는 학문인데,
정치인류학, 경제인류학, 문화인류학, 영상인류학, 
종교인류학, 개발인류학, 의료인류학, 생물학적 인류학 등
거의 모든 학문에 인류학이 연관되어 있었다.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의료, 개발.. 심지어 과학까지 
우리가 연구하는 모든 분야가 '사람'의 손을 거친 것이 아닌가.
대신 인류학은 그 각각의 분야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 자체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총체적, 비판적, 비교론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내가 인류학에 대해 가장 큰 흥미를 느낀 것은 바로 그런 인류학의 총체성 때문이었다.
대학 학과를 선택할 때도, '이 학과에 갔다가 흥미에 안 맞으면 어쩌지?
그 학과는 딱 그 학과 관련 내용만 배울텐데, 지겹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인류학은 그 모든 학문을 에워싸는 학문이기 때문에 
타 학과보다 좀 더 광범위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나 또한 인류학을, 취업에 상관 없이, 나의 진로로 삼은 것이었다.
물론 인류학이 취업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걱정하지 않는다.

특히 흥미가 갔던 것은 의료 인류학과 개발 인류학이었다.
내 꿈, 국제기구 종사자에 직결되는 분야였다.
그 동안 국제기구와 선진국의 관점에서 의료 정책과 개발 프로젝트를 보아 왔던 나는
의료 인류학의 관점에서 서양 의학을 문화의 일종으로 보고,
개발 인류학의 관점에서 국제기구의 개발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이전에 국제 한의사가 되겠다는 꿈에 대해 약간 회의적이었는데
그것이 내 머릿속에 어느새 서양의학이 절대적이라는 믿음이 생겨
한의학을 사람들이 잘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왔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얼마나 편협한 생각인가! 이 세상엔 한 가지 의학만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인류학의 관점에서는 그 모든 의학 체계가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한의학도 마찬가지로.

인류학은 내게 세상을 다양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 주었다.
미국 중심, 기독교 중심, 아시아 중심적인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서 본 세상은
매우 흥미롭고 생동감 넘치는 다양성의 세계였다.
대학에 가서도 이렇게 재미있는 인류학을 꾸준히 배우고 싶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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