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학급문고에서 발견하고, 작가소개를 보았을 때
나는 단번에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은 20대 중반이 된 이보라는 17살 때 학교를 자퇴하고
8개월동안 동남아 8개국을 여행하고 돌아와
계속해서 학교를 떠난 공부를 하는 '로드스쿨러'였다.
즉,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몸소 삶의 가치를 느끼고 공부를 하는 학생이었던 것이다.
이런 파격적인 삶을 사는 사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어떤 사명감마저 생겼다.
전교학생회장을 하고, 좋은 내신성적으로 상위권 고등학교를 갔던 이보라는
똑같은 것을 배우고, 보충과 야자로 하루가 끝나는
대한민국 고등학교의 생활에 신물이 났다.
그러다 자퇴를 하고 인도를 가기로 마음먹고는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혼자 여행을 떠났다.
8개월간 인도, 라오스, 태국, 베트남, 티베트 등 8개국을 돌아다녔으며,
늘 시간에 쫓겨 살아가던 평소 생활을 벗어나 느긋하게도 살아보고,
갖가지 봉사도 해 보며 견문을 넓혔다.
돌아와서는 대안학교에 다니며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 초청을 받았다.
현재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다큐멘터리 공부를 계속 한다고 한다.
이보라가 학교를 떠난 이유는 단 하나, 더 넓은 세상을 공부해 보고 싶어서 였다.
실제로 8개월간의 여행을 통해, 시간에 쫓겨 전전긍긍하고,
수능 점수를 올리기 위해 기를 쓰며 살아가던 그녀의 인생이
자유롭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개성있는 인생으로 바뀌었다.
여행이란 것이 그렇게 인간을 바꾸어 놓는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자주 가던 여행 덕분에 변한 점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이 쉬러 가는 '사치'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나는 오히려 여행을 많이 다녀야 진정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설령 돈이 많이 들어 '사치'라고 느껴지더라도,
여행 이후에 변화된 삶은 거기에 든 돈의 가치보다 훨씬 가치있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가는 미국 수학여행과, 예정으로 잡힌 7월 스위스 여행도
내게 그런 가치있는 삶을 안겨주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보라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정말 세상은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께서 며칠 전에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한 유태계 미국인 부부가 한국에서 아들과 딸을 입양해 아주 잘 키워냈는데,
그 부부가 한국 학생들은 공부를 너무 많이 한다고 말했다고 하셨다.
한국 학생들은 공부 하나만을 위해
온갖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지만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학원가를 전전하며 스펙 쌓기에 피가 마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진학률도 세계 최고이지만 그에 따른 문제도 만만치 않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학생들은 공부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맛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최고의 미덕 중 하나이다.
하지만 미국 속담에, 공부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논다는 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놀고 먹는다는 개념이 아니고,
자아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여행을 한다든지, 미술이나 음악, 체육을 한다든지 말이다.
많은 어른들도 살다보면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는 말을 하신다.
나의 미래를 위해 지식과 지혜를 쌓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되,
내 인생의 지평을 넓혀가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삶,
그것이 바르게 공부하는 자의 삶일 것이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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