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뒤 스위스 여행을 떠나는데,
그것을 대비한 것이기도 하고,
세계지리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기도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두께가 만만치 않아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설명이 쉽고 그림자료가 많아서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그 동안 계속 의문을 품고 있었던 세계 각국에 대한 질문들도
이 책을 통해 상당수가 풀렸다.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나라는 역시 스위스였다.
내가 여행을 가는 국가여서 더 주의깊게 읽기도 했지만,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스위스의 주체성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스위스는 알다시피 세계노동기구, 세계 보건기구, 국제 연합의 본부가 있는
그야말로 국제 정치, 행정의 중심지 중 하나이다.
그런데 스위스는 오래 전부터 '중립국'의 지위를 유지해 왔던 터라
본래 국제 연합에도 가입을 하지 않았고
(1980년대가 되어서야 가입을 했다고 한다)
현재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가입해 있는 유럽연합에도
가입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스위스는 제 1차, 2차 세계대전 때도 중립국이라는 명분 하에
침략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 동안 스위스를 유럽의 한 나라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스위스와 유럽이 별개의 지역처럼 생각이 되었다.
어느 정치 노선에도 들지 않은 스위스가 세계 정치를 움직이는 중심지가 되다니,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어쩌면 그런 중립성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스위스에 정치기구를 두는 것에 찬성했을지도 모르겠다.
<광장>에서 남북 이념 대립에 신물이 난 이명준이
중립국을 택했다가 결국은 자살을 하고 마는데,
만약 중립국 중 하나인 스위스에 갔다면 이명준이 편안하게 지냈을지도 모르겠다.
'더치'라는 말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었다.
사실 더치는 네덜란드인과 독일인을 합쳐 부르는 말이었는데
어쩌다가 네덜란드인만을 일컫는 말이 되었고
매우 부정적인 말이라고 한다.
이런 문화적 배경을 모른다면 더치라는 말을 써서 실례를 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평소에 매우 의문이 들었던 '영국'에 관한 이야기.
왜 같은 영국을 브리튼, 잉글랜드 둘로 부르는지 정말 궁금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네 나라가
하나의 연방국가로 합쳐져 브리튼으로 불리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오래 전부터 한 나라였던 게 아니라
여러 나라가 합쳐진 국가라고 하니, 조금 낯설었다.
사실 이 책은 지리책이라기보단 역사책에 가까울 정도로 역사 얘기가 많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역사를 빼놓고 지리를 설명하기란 불가능 할 것 같다.
더구나 세계 지리를 설명할 때는 말이다.
지리와 역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내가 앞으로 세계지리를 정식으로 배우건 안 배우건
세계지리는 꼭 알아둬야 할 상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외국 유학을 가거나 국제기구에서 일하게 된다면 세계지리에 대한 상식이
나에게 플러스 알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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