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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013

사랑의 기술(2006)/에리히 프롬/문예출판사

by 온틀 2023.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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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 교보문고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의 마지막을 함께한 라이너 풍크 박사의 《사랑의 기술》 50주년 기념판에 부치는 글 수록‘사랑’은 기술인가 독일 태생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인 에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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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수업시간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이 언급되었고,
예전에 읽고 싶었던 책이었기에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사실 '사랑의 기술'이라고 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쟁취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기술'너머의 어떤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나는 사랑을 단순한 인간의 감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랑은 이 세상을 지배하는 하나의 구성 요소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그것을 넓은 의미의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지,
사실 이 세상은 사랑으로 움직이고 사랑으로 지배되고 있었다.

가장 흥미있었던 부분은 히틀러의 예를 든 부분이었다.
프롬은 히틀러가 민중을 독재했던 것은 가학성 음란증에 해당된다고 해석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 인간현상을 사랑과 결부시켜 해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어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말씀하신 것이 바로 그 중 하나이다.
자신에게는 공부가 더 중요하므로 사랑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공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사랑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모두 사랑을 하고 있다. 
아무리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도 
좋아하는 물건,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위와 같이 히틀러조차(물론 가학성 음란증으로 해석되는 사랑이기는 하지만) 
이 세상에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사랑은 '희노애락애오욕' 칠정 중 
하나에 해당되는 단순한 감정을 넘어서서
사람이 다른 존재와 구별되게 해 주고, 
사람으로서 살게 해 주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우리가 '사랑'이라고 뭉뚱그려 말하는 
모든 '사랑'의 실체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 예로 프롬은 사랑하는 사람을 우상화하여 
자기 자신이 가진 힘까지 다 그 사람을 위해 쓰는 사랑을
'우상 숭배적 사랑'이라고 정의했고,
어버이에게서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해 애인에게서 
어버이에게 품을 만한 감정을 품는 사랑을 '신경증적 사랑'이라고 정의했다.

내 주변의 친구들이 아이돌에 미치고, 
인터넷에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너무 집착하는 애인에 대해 글을 올리는 것이다 
이런 '사랑'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프롬처럼 우리가 어떤 현상을 '사랑'이라고 정의하기 전에
먼저 이 사랑이 어떤 사랑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그러면 사랑하는 과정에서(그 사랑하는 대상이 누구이든)생기는 
모든 갈등과 문제상황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또 진정하게 사랑을 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더 정확히 알게 될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제목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사랑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서 베풀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사실 아직도 그 기술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다.
책 뒤에서는 '정신집중훈련'이 사랑의 기술을 익히는데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와있는데,
그것이 사랑에 집중을 하게 만드는 데 진짜로 도움이 되는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며 
사랑을 바라보는 어떤 안목을 지니게 된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사랑이 어떤 낯간지러운 감정이나, 
따뜻한 덕 같은 존재일 뿐 아니라
우리가 늘 먹고 마시는 음식이나 공기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

우리가 인간으로 살면서 상처받고, 싸우고, 문제를 일으키는 모든 일들은
다 사랑이 없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해서 생긴 결과물이 아닐까.
우리 사회가 사랑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적절한 '사랑의 기술'을 익힐 수 있다면
그런 문제가 확연히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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