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제목부터 뭔가 중후한 느낌이 들어서 선뜻 다가가지 못한 책이다.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이 담겨있을것 같아 매우 유명한 책인데도 한 번도 읽어보려 하지않았다.
그런데 겨울방학 영어 보춤시간에 오만과 편견 영화를 조금 보고 관련 텍스트를 공부했는데
너무나 재미있어서 꼭 읽어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주말에 바로 책을 빌려 이틀 만에 다 보았다.
내 예상과 다르게 <오만과 편견>은 흥미진진한 연애소설이었다.
책의 배경은 19세기 영구의 어느 마을이었다.
점잖은 아빠와 주책스러운 엄마 밑에서 자란 다섯 딸 제인,
엘리자베스, 메리, 캐서린, 리디아는 각기 성격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다.
엄마 베넷 부인은 이 모든 딸을 결혼시키는 것이 삶의 가장 큰 목표여서,
근처에서 무도회가 열려 남자들과 만날 기회기 생기면 무조건 딸들을 보내는 등
사교계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네더필드 저책의 새 주인인 빙리 씨와
친구 다아시 씨가 이 마을 무도회를 방문하게 되었고,
빌리 씨는 부자인 데다가 살가워서 호평을 받은 반만 다이시 씨는
오만해서 베넷 가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싫어했다.
주인공인 엘리자베스도 그 못지 않아 오만해서 다아시 씨를 극도로 싫어했으며
그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에 자신을 향한 악의가 담겨있을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혔다.
그녀가 그렇게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안 친구 루카스 양과 사촌 콜린스 목사가 결혼하고,
다아시 씨의 전 집사 아들로 다아시 씨가 자신의 사회적 승진을 막아버린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장교 위컴과 리디아가 사랑에 빠져 도망가 버린다.
그런데 지금까지 몰래 엘리자베스를 사랑해왔던 다아시 씨는
엘리자베스에게 위컴이 한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긴 편지를 보내고
리디아와 위컴을 찾아낸 뒤 위컴의 빚을 자기 돈으로 청산하고 둘을 결혼시킨다.
엘리자베스를 오만했던 다아시 씨가 자기가 청혼을 거절하자
순식간에 온화한 사람으로 변화한 것을 보고 놀란데다
자신이 지금까지 품었던 모든 부정적 생각이
자신의 오만과 편견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한다.
이후 제인과 빙리 씨가 결혼하고,
엘리자베스도 다아시와 화해한 후 결혼함으로써 이 소설이 끝나게 된다.
오만과 편견이라는 말은
바로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씨가 서로에게 느낀 감정이고,
자신들이 지금까지 지녀왔던 성격이었던 것이다.
이 틀들을 깨자 비로소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다.
오만과 편견은 사랑의 가장 큰 장애물일 것이다.
오만은 자신이 상대방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다는 것이므로
우월감이 전제된 사랑을 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도 오만을 벗어나지 못한 다아시 씨가
엘리자베스의 가문이 자기보다 낮아서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말을 하며 청혼을 하여
엘리자베스의 화만 돋구는 장면을 통해 오만과 사랑을 한번에 할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
오히려 자신을 낮추어 희생할 수 있을 때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편견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에게 온갖 부정적 평가를 받은 사람이 실제로 그런 사람일지는 모르는 일이다.
단순이 몇몇 말과 행동, 다른 사람의 평가를 통해
그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다가가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오만이다.
이 책에서는 가문의 차이, 재산의 차이를 통해 빚어진 편견만을 다루고 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 많은 편견이 존재한다.
편견 없는 열린 마음을 가자는 것이 우리 모두가 타인에게 바라는 마음이고,
소수가 다수에게 바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살아갈 수는 없다.
책 중에서 메리가 '인간은 오만 한 점 없이 살아갈 수는 없다'고 말하는 장면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벽을 깨고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변화될 수 있고 비로소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다.
마치 다아시 씨가 변한 것처럼 말이다.
-2014
'독서 >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2008)/이중톈/은행나무 (0) | 2023.08.26 |
---|---|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2012)/홍성욱/책세상 (0) | 2023.08.26 |
한 권으로 읽는 촘스키(2012)/볼프강 B. 스펄리치/시대의 창 (0) | 2023.08.25 |
외교관은 국가대표 멀티플레이어(2008)/김효은/럭스미디어 (0) | 2023.08.25 |
처음 읽는 서양철학사(2007)/안광복/웅진지식하우스 (0) | 2023.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