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무렵, 엄마께서 이 책을 사서 보고 계신 것을 처음 보았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고? 무슨 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 때 한비야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6월 말, 기말고사 공부가 한창일 때 주말에 엄마께서 그 때 그 책을 나에게 주셨다.
시험 끝나고 나서 꼭 한번 읽어 보라고.
그래서 시험이 끝나고 집중독서일에 이 책을 다 읽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 한비야의 중국견문록도 읽고 TV프로그램에 나온 것도 보아서
한비야라는 사람은 내게 익숙해진 상태였다.
책은 한비야씨가 세계여행과 중국생활 이후
국제 구호단원으로 활동한 5년간의 기록이 내용의 전부였다.
내가 예전에 후원자로 있었던 월드비전에서 근무했었다고 해서 더 반가웠다.
각 장은 아프가니스탄, 말라위, 이라크, 시에라리온, 북한 등
당시 활동했던 국가별로 분류되어 있었다.
단, 처음 장은 국제 구호요원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나와있었다.
계기를 설명한 장의 가장 중요한 말을 꼽으라면 이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죠."
한비야씨는 강촌에서 풍토병 환자를 돌보고 있는
케냐 안과의사에게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국제 구호 일도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뜨겁게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시작했다고 한다.
TV에서도 이 일화가 나와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야 말로
모든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이루고싶어하는 일일 것이 아닌가?
그래서 적성검사, 흥미검사를 하는 것이고 말이다.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라는 책을 읽었을 때도
글쓴이가 하고 싶은 말이 그것이었다.
자기가 원하는 일은 망설이지 말고 하는 것,
즉 스스로 행복해 지는 법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가슴이 뛰는 일을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말 아닐까?
나도 생각해 보았다.
"국제 한의사라는 내 꿈을 생각할 때 내 가슴이 뛰는가?"
앞으로 이 꿈이 어떻게 변할 지는 모르겠다.
꿈은 하나로만 정해놓는 것이 아니라 열어놓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이다.
어쨌든 지금의 꿈을 생각할 때, 나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학교에 들어올 때 한의학과 관련된 책을 읽을 때,
'맞아, 그래!'하고 야망찬 목소리가 내 안에서 울려퍼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려운 꿈이 맞기는 하지만, 그래서 나는 더 도전하고 싶은 것이다.
한비야씨도, 이 케냐 의사도 어렵고 험난한 길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는가.
실패하는 것 보다 도전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비극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가슴뛰는 내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중에 커서 내 꿈을 이뤘을 때도
자신있게 이 일이 나를 뜨겁게 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한가지 의미있는 말이 있었다.
한비야 씨가 처음 아프가니스탄으로 파견되었을 때다.
"겨우 6개월 된 나와 20년 차 베테랑을 비교하지 말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의미심장한 말이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성공할 것임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실패'라고 규정짓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다른 사람들이 시도한 것에 비해 내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짜 성공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나'라는 주체 안에서 생각하니까
실패를 실패로 생각하지 않고,
설령 실패를 느끼더라도 금방 일어설 수 있다.
나와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힘든 것인데 우리는 자꾸만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려 한다.
얼마나 힘든가?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최근에 기말고사 공부를 하면서도 느낀 것이다.
나도 다른 친구들과 나를 자꾸 비교하는 것을 보게 된다.
어쩌면 이리도 안 고쳐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비교한다고 내가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들을 내 스승으로 삼자고 다짐했다.
그래도 중학교 때보단 덜 한것 같다.
이제 나이를 먹을 수록 더욱 '나'를 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살았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 공감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내 꿈 중 하나도 이런 구호단체를 통해 의료봉사를 나가는 것이라서,
내 꿈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는 것이었다.
물론 기부를 하고, 식량을 보내주고 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그런 도움을 받고 살 수는 없고,
그 사람들도 그렇게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아프리카 오지의 사람들도 살려는 의지가 매우 강해서,
어떤 마을에는 씨앗을 심었는데 모조리 싹을 틔우지 못했지만
옆 마을은 기근으로 굶어죽었는데 반해
이 마을은 씨앗이라는 희망때문에 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의학은 서양의학과 달리 몸의 자생력을 최대한 이용한다.
이런 정신과 월드비전의 정신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일어나게 도와주는 것. 교육이나 봉사나 의료에서나 일맥상통하는 정신이었다.
이 마음은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북한에게 식량을 보내주면 한도끝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은연중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북한 사람들도 식량난 해결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농부도, 과학자도 한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더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렇게 간절한 사람들이 많다.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노력하는데,
우리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이 도리 아닐까?
역시 내 기대대로, 한비야의 책은 뜻깊었다.
비록 오래전 책이지만 감명깊기는 매한가지였다.
한비야씨가 한 말 대로, 한국을 베이스캠프라고 딱 마음을 먹고 실력을 길러,
세계 곳곳에서 "쓰임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가슴 뛰는 내 꿈을 향해서,
나의 도움을 반갑게 맞아줄 그 사람들을 향해서 말이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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